1. 소외된 이야기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 해 드릴게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입 소문을 얻으며 박카스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트랜스젠더인 집주인 티나, 장애를 가진 가난한 성인 피규어 작가 도훈, 성병 치료 차 들른 병원에서 만나 무작정 데려온 코피노 소년 민호 등 이웃들과 함께 힘들지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한 때 자신의 단골 고객이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송노인으로부터 자신을 죽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진짜 '죽여주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부탁이 이어지고, 소영은 더 깊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됩니다." (다음>영화>죽여주는 여자 줄거리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0506/ 구글 https://g.co/kgs/Tz2nwy)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삶을 조명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주한 소외된 삶은 죽음마저도 소외된 현실을 보여줍니다.
2. 체계 밖의 생존과 공존 그리고 죽음
이 영화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이 모여 각자의 생존을 위한 치열함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트렌스젠더, 장애를 가진 청년, 코피아, 그리고 박카스 할머니로 불리는 노년의 여성.
살기위해 각자 살아가다가도 함께 돕기도 하고 특별한 밥상의 식구가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있는 존재로 영화 속에 존재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그 누구도 시선이 머물지 않는 소외된 이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생존을 위한 일을 하고 그러면서 공존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에 빈곤층의 노년이자, 그 가운데에서도 여성이기에 사회의 대상화된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제목의 죽여주는 여자는 성적인 의미를 지니면서 동시에 실제 죽음에 이르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되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년층 남성들이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데 또다른 누군가를 도구로 사용하는데 이 여성이 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또한 소외된 자들 가운데서도 더 약자로 존재하며 사용되고 있는, 그저 대상화되어 버린 여성을 비춥니다. 그렇게 사용되는 이 여성은 그로인하여 살인자로 감옥에 갇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마저도 행정상의 가족이 없기에 '무연고자'로의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죽음이 다뤄지게 됩니다. 함께 하하호호 웃던 이웃도 없는 존재가 되어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저 혼자인 존재로 잊혀집니다.
그러한 가운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죽음을 선택하던 소외된 삶을 사는 이들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사회적 약자 중에 약자인 빈곤층 노년 여성의 대상화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돌봄은 무엇일까..
가족이란 무엇일까..
3.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진 존귀한 삶이 있음을 알아야...
이 영화는 배우 윤여정을 비롯하여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섬세하고 각자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잘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뉴스 기사의 한 줄이나 책에서 발견하는 어떠한 사회적 계층을 넘어서 그저 한 인간으로의 삶에 다가간다면, 존귀한 000이라는 사람, 각자의 이름을 지닌 그래서 각자의 삶이 있음을 마주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오늘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현재, 왓챠/넷플릭스/카카오페이지/티빙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https://youtu.be/iZZao5MNRKQ